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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글들은 제가 독일 통신원으로 2001~2년에 [즐거운 학교]의 해외 교육 리포트란에 썼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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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사람도 "영어 때문에 골치 아파!"

 
[독일] 기본적 의사소통도 전전긍긍
 
강윤주 기자 kangy@uni-muenster.de
 
독일의 수상 게하르트 슈뢰더는 몇 개의 외국어를 할까? 영어 하나다. 달리기로 우리나라에 유명해진 외무부 장관 요시카 피셔 역시 마찬가지다. 다행히 국방부 장관인 루돌프 샤핑은 영어에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프랑스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놀랍게도 독일의 장관 중에는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영국의 내각과 비교해 볼 때 독일 장관들은 꽤 나은 실력을 갖춘 셈이다. 영국 장관들 중에서는 열네명이 "외국어를 전혀 못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 유럽 공동체 소속 국가 국민들이 외국어로 중요하게 꼽는 언어가 무엇인가를 조사한 결과이다. 독일에서도 영어가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 EU


























































하지만 이 비교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영어는 국제어라는 사실이다. 영국인들은 별 소용없는 외국어 배우는 데 시간을 들이느니 다른 생산적인 일에 힘을 쓰겠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절반 이상의 영국인들은 외국어를 전혀 배우지 않고 생을 마친다.

이러한 결과들은 2000년 말에 유럽 공동체 산하 단체에서 만육천명의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밝혀진 것들이다. 이 결과를 보면 흥미있는 점들이 꽤 많은데, 일테면 자국어가 유럽 내에서 미치는 영향이 적은 나라일수록 외국어 실력이 평균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룩셈부르크나 네덜란드, 덴마크 같은 나라의 국민들은 영어는 물론이고 일상 대화에서 쓰이는 관용어들은 여섯개 나라 말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고, 또 본인이 제대로 할 수 있는 외국어의 숙달 정도도 상당하다.

독일인들의 외국어 실력이 유럽 공동체 안에서 중간 아래를 밑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는 독일의 외국어 분야 전문가들은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반드시 경제와 문화적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외국어는 이 멀티 컬쳐럴 시대에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자질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쾰른의 한 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1.2개의 외국어를 배운다고 한다. 핀란드는 2.4개, 룩셈부르크는 거의 3개, 영어 실력이 독일보다 떨어지는 프랑스인들도 평균적으로 1.7개의 외국어를 배운다는 사실에 독일인들은 꽤 충격을 받은 듯하다.

유럽 공동체에서는 95년에 공동체 소속 국가의 국민들은 모국어를 합쳐서 적어도 세개의 언어는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형식적으로는 독일인들도 이 목표에 도달한 셈이 된다. 왜냐하면 독일 학생들은 학교에서 영어와 라틴어를 의무적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외국어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제 라틴어 대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 어른이 되어서도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독일인은 어느 정도나 될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설문 대상 중 삼분의 일이, 영어 수업을 받은 뒤 육년 이상이 지나면 더 이상 영어로 남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의 독일인들 중 31.5 퍼센트만이 텔레비전 영어 뉴스나 영자 신문 기사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아비투어(학력고사)를 막 마친 학생들 역시도 전화상에서 "잠깐만 기다리세요(Hold the line, please)" 이상 더 대화를 계속하는 건 어렵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를 병행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외국어 교사들에게는 자기가 담당한 외국어가 쓰이는 나라에 다녀오는 일이 의무 사항으로 되어 있질 않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이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외국어를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라고 지적한다.

물론 독일의 외국어 수업은 우리나라와 비교해서는 훨씬 더 일상 회화에 중심을 두고 진행되지만, 독일인들은 그 수준이 아직도 만족할 만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이웃 나라 네덜란드나 덴마크에서는 텔레비전이나 극장에서 외국어 영화, 이를테면 미국 영화를 절대 더빙해서 내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미국 영화에 독일어 더빙을 해서 내보낸다. 로버트 드 니로가 항상 독일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뮤직 비디오 방송인 MTV 도 독일인 비디오자키가 나와 독일어로 음악을 소개한다. 이는 영어권 문화의 자국 문화에 대한 과도한 침범으로부터 자국민들을 보호하자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영어의 힘이 세계적으로 갈수록 세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러한 정책이 독일 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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