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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글들은 제가 독일 통신원으로 2001~2년에 [즐거운 학교]의 해외 교육 리포트란에 썼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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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신드롬'과 독일의 아동-청소년 문학

 
[독일] 어른들 상혼에 휘둘리는 아동과 청소년
 
강윤주 기자 kangy@uni-muenster.de
 
전세계적으로 천문학적 숫자의 판매고를 올린 해리포터 시리즈가 독일에서도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고, 다시금 영화로 나타난 해리포터가 독일 아이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돌리게 만드는 때라서 그런지, 독일 신문 '디 짜이트'(Die Zeit)는 자국 아동-청소년 문학계의 문제점을 크게 보도하고 나섰다.

 
▲ 아동-청소년 문학 집필자들에게는 예술이요, 그 작품을 읽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즐거움이 되어야 하는 아동-청소년 문학의 이상적인 형태를 코틀렛 고기 두 조각으로 나누어 표현한 그림이다. ⓒ Wolf Erlbruch



















기사의 요지는,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출판사들이 제대로 된 전문 작가들을 키워내기는커녕 판매 부수 신장만을 노려서 대중 매체에 이름이 난 인기 배우나 저명 인사들을 기용해 아동문학 작가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려 할 때 나는 마치 거대한 규모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언어로 집필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아동소설을 쓰려 하면 내 도구는 실내악단 정도의 언어다"라고, 소설과 아동 문학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글을 써낸 독일 작가인 페터 헤어트링 (Peter Härtling)은 1986년에 말한 바 있다.

그 이후 15년이 지나도록 많은 아동 문학가들과 문학비평가들이 아동문학을 하나의 제대로 된 장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미미한 듯하다.

"나는 아동문학가요"하고 나서는 작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마치 빈민들을 돕는다거나 노인들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뚜렷하게 자기 영역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이들은 아동문학가들이 아니라 소설가나 시인이다.

헤어트링의 말을 빌어 표현하자면, 늘 실내악단에서 연주만 하는 사람이 어떻게 오케스트라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겠느냔 말이다.

쩨루야 샬레브(Zeruya Shalev)의 유명한 작품 '연애 생활'이 문학 비평가들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언급되었을 때 마르쎌 라이히 라니키(독설적인 언동으로 유명한, 독일에서 활동하는 폴란드 출신의 문학 비평가. 독일의 텔레콤 광고에 나올 만큼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문학 비평가다)는 이 작품도 작품이지만, 히브리어로 씌어진 이 작품을 멋지게 독일어로 번역해낸 미리암 프레슬러(Mirjam Pressler)를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통탄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리암 프레슬러는 히브리어 번역가로 최고로 손꼽히는 이이기도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아동-청소년 문학을 써온 작가인 것이다. 그녀는 내년 라이프찌히 도서 전시회 독일 도서상 후보로 올라가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데도 라니키는 그녀를 모르고 있었다.

가장 문제시 되는 현상은, 상혼에 눈 먼 출판사들이 책의 내용보다는 이름있는 저자를 찾아 그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책을 팔아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노베르트 블륌(Norbert Blüm: 독일의 전 노동부 장관으로 위트있는 발언으로 대중 매체에 많이 소개되었으며 여러 쑈 프로나 코미디 프로에도 등장한 인물이다)이나 카챠 리만(Katja Riemann: 독일의 이름난 여자 영화 배우) 등은 벌써 다음 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어른들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해 준다는 명분으로 책을 낸다. 이를테면 독일 수상의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쾨프(Doris Schröder- Köpf) 는 '정치란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책을 냈고, 유명한 토크쑈 진행자 토마스 곳샬크(Thomas Gottschalk)는 '독일 연방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책을 냈다.

이런 책들은 아동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씌어졌기 때문에 어려운 분야를 쉽게 풀어 이해하고 싶은 학부모나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토크쑈에서는 이런 책들을 자세하게 소개해 주니 출판사들에서는 따로 광고비 들 필요도 없어서 정말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 기사의 필자는 이밖에도 많은 구체적인 예를 들며 전문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가 부재한 상황을 성토하고 있다. 해리포터의 마술이 세계 아동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요즘, 한편으로는 영국 도서의 세계 아동 문학 점유를 질시한 데에서 나온 기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창 창작력과 상상력을 키워나가야 할 아동과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상혼의 희생물이 된다는 사실은 정말 우려할 만한 현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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