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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이곳에 있는 글들은 KBS Worldnet 에 있는 제 영화 칼럼 "New German Cinema" 에 실린 글들입니다.
자료를 다른 곳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사실 전 이 친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죠, 제가 소개드린 바 있는 영화 "실험 (Das Experiment)"에도 나왔던, 그 영화로 심지어 독일에서 상까지 수상한 바 있는 이 모리츠 블라입트로이 (Moritz Bleibtreu) 가 출연한 최근 영화를 또 하나 소개합니다.

제목은 "람복 (Lammbock)" 이예요. 이 제목을 한국말로 번역한다는 게, 그게 쉽지가 않네요. 원래 "람(Lamm)"은 어린양, 이라는 뜻이고 "복(bock)"은 숫염소나 숫양을 의미하는 거거든요? 이 영화가 유전자 합성에 대한 것도 아닐진대 왜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는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네요...

어쨌거나 잠깐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슈테판 (루카스 그레고로비츠 분)과 카이 (모리츠 블라입트로이)는 영화 제목과 같은 피자 가게 "람복"을 운영하고 있는 두명의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배달하는 건 피자만이 아니예요.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모토하에 이들은 자기들이 직접 재배한 마리화나를 피자 살라미 밑에 끼워넣어 배달하죠. 그렇지만 이들이 재배한 마리화나는 손님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자신을 위해서라는 쪽이 맞을 거예요. 그들은, 끊임없이, 피워대거든요.

"떴대! 우리 도망가자!"라고, 겁많은 친구 슈테판은 쉴새없이 공포에 떨죠. 슈테판의 아버지가 판사니 더 그럴 수도 있구요. 그 반면에 카이는 느긋한 타입이고, 그래서 아마 둘은 천생연분인지도 모르죠. 그러나 느긋한 카이도 더 이상 느긋해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 옵니다. 그들의 마리화나 농장이 드디어 발각됐거든요!

독일 코미디물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에이~ 이게 뭐야,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요. 저도 처음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조한 대화에 짜증까지 났거든요. 그런데 그 빠른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다 보면, 미국식 코미디와는 다른, 독일식 유머가 마치 피자 위 살라미처럼 짭짤하게 끼어있음을 알 수가 있어요. 이 영화도 예외없이, 살아있는 독일식 유머와 맛깔스러운 재치들이 두 남자의 대화 속에 끼어있습니다.

관객들에게까지 마리화나를 배달해주지는 못하지만 피자 살라미의 짭짤함 정도는 선사해 주는 "람복", 한국에 이 피자 가게가 문을 열면 한번 들어가서 맛보세요!

20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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