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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이곳에 있는 글들은 KBS Worldnet 에 있는 제 영화 칼럼 "New German Cinema" 에 실린 글들입니다.
자료를 다른 곳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새 글 안 올린 게 꽤 되었죠? 그 사이 이곳에 왔다가신 분들, 정말 죄송해요.

오늘은 이른바 가족 영화 한편을 소개할까 해요. 제목은 "녹색 구름 (Die Gruene Wolke)" 이지요.

자, 줄거리부터 한번 들어보세요. 한 학교의 교장인 비르넨슈틸 (Jan Gerd Buss 분)은 어느날 사고를 당해서 다리에 깁스를 하고 나타나죠. 그 상태로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없던 그는 고민 끝에, 학생들에게 지구상에 남은 최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줘요.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녹색 구름이 하늘에 나타나더니 모든 사람들이 돌로 변해버렸단다..."

지구상에 남은 이들이라곤 오로지 교장인 자기와 여덟명의 꼬마들, 그리고 미국의 한 억만장자뿐이죠. 그들은 그 재난이 일어났던 그 때, 관광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돌로 변하는 걸 피할 수 있었던 거죠.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으레 그렇듯이, 이 이야기 속에도 싸워 물리쳐야 할 뜻밖의 적들이 나타납니다. 지하 벙커 속에 숨어있다가 살아남은, 아이들을 끔찍히도 싫어하는 백화점 사장, 유전자 조작에 의해 거대하게 커진 킬러 토마토들, 꽁꽁 얼어붙은, 미스 코리아 같은 대회에서 우승했었던 왕년의 미의 여왕이 그 적들입니다.

좀 황당한 이야기죠? 하지만 적들의 성격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그냥 아이들 즐거우라고 만든 영화만은 아닙니다. 백화점 사장의 상업주의,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 미의 여왕이 보여주는 속물 근성 들을 자연스럽게 동화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글쎄 그 유명한 영국의 써머힐 학교를 세운 알렉산더 서덜랜드 닐이 썼다네요. 닐은 1938년에 이 책을 썼는데 2001년에 맞게 인물과 사건들을 다소 손보긴 했지만, 닐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그대로 남겼대요. 아무리 혼란된 상태에서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는 것이 그 메시지죠.

진지한 정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권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소 유치하고 어린애 영화 같고... 솔직히 좀 그렇긴 한데, 그래도 특수 효과면에서는 꽤 볼 만하고 나름대로 전해주는 교훈도 있으니, 방학한 아이들 손을 잡고 시원한 극장에 들어앉아 보기에는 괜찮을 것 같아요.

참, 이 영화의 홈페이지 구성이 재미있더라구요. 독일어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한번 들어가서 이리저리 구경해 보세요. 게임도 있구요, 영화 속 장면들도 여러 컷 볼 수 있어요.

2001.07.28.

http://www.gruene-wolke.de/setu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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