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문화

독일의 환경 운동 - Passive House

by 강태호 posted Aug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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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7일 한겨레 신문 인터넷 판

[대안 에너지를 찾아서]


4. 에
너지소비 90% 절감하는 Passive House

 

1/10 만으로도 가능한 우리 집(Passive House) 상상해 보셨나요?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광고 중에서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보일러 광고가 있다. 4계절이 뚜렷하고, 따뜻한 아랫목에 간식을 놓고 살았던 우리 조상들, 이불을 깔고 자는 우리 나라의 정서로 본다면 집안 곳곳의 난방 시스템은 생활의 만족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집에는 컴퓨터가 켜져 있고, 형광등은 책상을 비추며, 거실에서 온 가족이 TV를 보고 있다. 때로는 난방과 온수를 위해 보일러를 켜는 것이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 플렌스부르크에 시공된 패시브 하우스.


이렇게 우리 삶에는 에너지가 필요한 곳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시장에서 먹거리를 살 때도 원산지를 확인하면서 우리가 쓰는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관심은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걸까?

이러한 고민을 조금 더 넓게 사고해 본다면 지난 1세기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와 도시 과밀화 현상은 자원 고갈 위기로 이어져 인류의 존속에 대한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참담한 이라크 전쟁을 불러오고, 에너지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할 만큼 안보 문제는 심각해졌고, 각 나라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우리 나라는 강 건너 남의 집 불구경하듯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CO2증가나 도시열섬현상, 이상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피해를 이미 피부로 겪고 있다.

△ 프라이부르크 슐리어베르크 잉여에너지 주택단지.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에너지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자연과의 조화로운 생태적 해결점을 찾을 것인가이다. 하지만,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현재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하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해결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방문한 독일에서는 1/10만큼의 에너지 사용으로 우리들의 생활공간이 충분히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독일에서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90% 이상 절감하는 시스템 기술이 이미 실용화에 성공하여 널리 보급하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Passive House(PH)라는 주택이다. Passive House의 개념은 EU의 주거지원프로그램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는 공공건축, 사무실건축, 교육시설 등 모든 건축물에 적용되면서 현재는 매우 큰 성과를 얻고 있다.



△ 환경친화적인 소재로 만든 단열벽.


Passive House의 원리를 살펴보면 매우 간단하다. 건물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줄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건물의 열손실이 일어나는 요인으로는 열전도, 환기, 일사량 등이 있는데, 이들 요소 중에 열전도와 환기에 의한 열손실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소모를 줄이게 된다. PH는 건물의 창호부와 벽면부의 고단열·고기밀 시공과 전열교환기 및 지열을 접목하여 중요한 난방 에너지를 공급한다. 열전도는 건물 외벽의 고단열로, 환기는 전열교환기를 사용하여 난방 에너지를 절약하게 된다. Passive House의 창호는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중창호와 달리 창호의 맞물림 부분에서 공기의 흐름을 최소화하여 열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삼중단열유리를 사용하여 단열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고단열 효과를 내기 위하여 건물의 외벽, 바닥, 지붕에 20cm이상의 단열재를 사용한다. 창호와 외벽과 지붕이 만나는 면에도 고기밀 시공을 통해 열손실을 최소화한다.

실내공기는 전열교환기를 통해서 환기되어지는데, 실내에서 사용된 따뜻한 공기와 외부에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의 열교환을 이용한다. 차가운 바깥공기는 전열교환기에서 데워져 실내로 유입되고, 실내에서 사용된 공기는 전열교환기를 통해 바깥공기에 열을 주고 빠져나가는 원리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독일 북부지방 함부르크에 있는 한 Passive House는 백여년 전에 지어진 건물 옆에 있는데, 이 두 건물의 2003년에 사용한 에너지를 비교한 결과 Passive House가 옆 건물의 10%만을 소모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입주자 말에 따르면 지난 겨울동안 방열기를 한번도 가동시킨 적이 없다는 말에 어쩌면 당연한 수치가 아닐까 한다. 단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건물과 발코니를 분리해서 열손실을 막고, 삼중단열유리와 두터운 외벽으로 Passive House의 기본원리에 충실함을 볼 수 있다. 실내 환기는 18세대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열교환기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었다.



△ 가스를 넣어 단열 효과를 높인 삼중유리_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3중 격자를 넣은 문 이음새가 특이하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하여 Passive House를 국내에 그대로 도입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기후적 요인은 물론이거니와 입식문화의 생활양식 형태가 다르고,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주거양식이 다른 점이 그러하다. 또한 단열과 설비에 관련된 건축비용의 증가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중에 하나이다. 에너지 절약적인 주거형태를 위해 건축구조 및 설비개선을 함에 있어 한국적인 Passive House 모델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에너지 전반에 대한 일반인들의 많은 관심 속에 조금 더 생태적인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고민들이 시작되어야 한다.



작성· 이참 ((주)이장 컨설팅 사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