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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에겐 담배를 팔지 않습니다."

 
[독일] 담배자판기에 전자칩 카드 사용...청소년 흡연 제재
 
강윤주 기자 kangy@uni-muenster.de
 
앞으로 독일 청소년들은 '특별한 수(?)'를 쓰지 않고는 더 이상 담배 자판기에서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 된다. 전자칩이 든 카드가 청소년들의 담배 구입을 막기 때문이다.

 
▲ 담배 자판기 ⓒ Wagro

담배 자판기에서 담배를 사려는 사람은 동전이 아닌 칩 카드로 결재를 해야 한다. 카드에 내장된 칩에는 카드 소지인의 연령이 기록되어 있어, 16세 이하의 청소년이 본인의 카드를 자판기에 밀어넣으면 "죄송하지만, 담배를 판매할 수 없습니다"라는 친절한 메시지와 함께 카드가 다시 밀려나온다.

이런 방책은 새로운 청소년 보호법의 하나로 마련 되었다. 독일 연방정부 마약 대책반의 마리온 카스퍼스 메에크는 이번 슈뢰더 정부가 교체되기 전에 이 법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십대 청소년들의 흡연률은 90년대 이후 전혀 낮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연령대 흡연률의 감소와 비교하자면 개선되지 않은 유일한 연령대죠. 담배를 사는 일이 힘들어지면 많은 청소년들이 금연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흡연을 하는 15세 소녀 마리는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내가 직접 자판기에서 살 수 없다면,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이 가서 사오면 되죠 뭐". 마리는 절대로 이런 이유로 흡연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녀가 금연을 고려하는 이유는 오히려 용돈 부족이라든가 운동 부족 같은 것 때문이다.

마리의 16세 친구인 톰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런 식으로 청소년 흡연을 막으려는 걸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성인들에게도 흡연은 나쁘잖아요. 왜 청소년 흡연만 막으려고 하는지, 전 이런 방식이 부당하다고 봐요."

@어쩌면 톰의 말처럼 정말로 부당한 일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는 건 사실이다. 연방 정부의 한 연구소 조사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청소년기에 흡연하지 않으면 평생 흡연하지 않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진다고 한다.

 

 

이 보고 내용을 보면 독일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담배를 입에 대는 연령은 13.7세라고 한다. 독일은 담배 자판기가 아직 존재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다른 나라의 국민 보건 관련 정책 담당자들은 담배 자판기만이 아니라 일반 가게에서 담배를 파는 것도 금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스퍼스 메에크도 독일의 담배 자판기를 서서히 없애려는 정책을 펼치려고 하는데, 그 과도기가 다른 경우에 비해 매우 긴 5년에 달하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 과도기 중에 담배가 청소년들의 손가락에 끼워지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정책이 바로 이 칩 카드인 셈이다. 이미 80만대에 이르는 담배 자판기 중 3만대의 기계에 칩 카드 내장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게 담배 도매협회와 담배 자판기 생산협회의 대표인 페터 린트의 말이다.

이 협회는 새로 제정되는 청소년 법의 담배 관련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그들이 이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두 가지 아닐까? 이런 정책이 없다면 담배에 대해 좀더 강력한 금지 정책이 시행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청소년들은 이런 방식의 담배 구입 금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떻게든 담배를 살 거라는 생각 말이다.

2002.03.24 ⓒ Die 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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