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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이곳에 있는 글들은 제가 독일 통신원으로 2001~2년에 [즐거운 학교]의 해외 교육 리포트란에 썼던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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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부모 둬야 '김나지움' 간다?

 
[독일] 피사보고서 이후 독일 교육계의 반응
 
강윤주 기자 kangy@uni-muenster.de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독일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킨 피사 보고서에 대한 기사를 싣는다.

독일 교육 체제의 적신호에 관해 독일의 유명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 (Max-Planck-Institut) 교육 분과장인 위르겐 바우메르트 (Juergen Baumert) 와 함부르크 교육청 위원이면서 피사 연구 독일 담당 위원인 헤어만 랑에 (Hermann Lange) 가 장시간에 걸친 대담을 했다.

피사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학생들은 각 분야의 성적만 나쁜 것이 아니라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몹시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독일 함부르크 교육청 위원이자 피사 연구 독일 담당 위원인 헤어만 랑에 (Hermann Lange) ⓒ Die Zeit

랑에: 말씀대로 결과는 매우 우려할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각 주정부에서 이 보고서를 그냥 넘기지 않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는 것이겠지요. 특히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에 대한 대책을 중점적으로 세우려고 합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 층도 너무 얇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랑에: 그래도 그 문제는 성적 부진 학생들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시급하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현재 중요한 것은 엘리트 학생을 양성하는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많은 이들의 의견에 반하는 것이지요. 엘리트 양성 교육 역시 해야 합니다. 그러나 피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우리에게 더 시급한 것은 성적 부진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이지요.


바우메르트: 조사 대상 중 거의 사분의 일에 속하는 학생들이 가장 단순한 텍스트를 겨우 이해하는, 심각하게 우려 할 만한 수준에 놓여 있습니다.

상관 관계를 이해하고 읽어서 새로 얻은 정보와 원래 알고 있던 정보를 효과적으로 조합해서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걸 못한다는 뜻이죠. 이런 학생들은 상공 회의소 등에서 실시하는 채용 시험 등에 결코 합격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 결과들이 예상 외였습니까?

 

▲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Max-Planck-Institut) 교육 담당 소장인 위르겐 바우메르트(Juergen Baumert) ⓒ Die Zeit

바우메르트: 성적이 그 학생의 출신 환경과 그렇게까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는 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학생의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노동자 가족의 자녀가 레알 슐레 (김나지움에 갈 성적이 못 되는 아이들이 가게 되는 일종의 실업 학교)가 아닌 김나지움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는, 상층 가족의 자녀가 김나지움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의 사분의 일밖에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요.

어떤 이들은 유전적 요소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바우메르트: 국제적인 비교 결과가 말해주듯이 그건 오로지 추측일 뿐입니다. 한국이나 스웨덴 혹은 핀란드는 교육 체제가 출신 환경과 성적 사이의 밀접한 상관 관계를 약화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곧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어도 교육 과정에 따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랑에: 그 나라들에서는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이 완전히 탈락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어떤 학생이 읽기 능력이 부족한가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런 학생이 있으면 보충 수업을 통해 학생을 끌어올리는 모양입니다.

빈익빈 부익부 조장하는 독일 교육체제

 

▲ 28개 OECD국가를 포함한 32개 국가의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피사보고서. 3개 영역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은 1,2위의 상위권인데 비해 독일은 20위권에 머물러 독일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 디 짜이트(Die Zeit)

독일에도 보충 수업은 있습니다.

랑에: 연구 결과로 보자면 그 보충 수업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나 봅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우리는 이를 테면 유치원에서 이미 언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듯합니다.

초등학교 이전에 또 하나의 학교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랑에: 다른 나라의 학생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미 유치원 등에서 많은 것을 학습합니다. 독일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요. 이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초등학교와 김나지움 저학년에서도 성적 부진 학생들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겠지요. 그를 위해 방학 때나 방과 후에도 보충 수업 등이 있어야 합니다.

피사 보고서는, 동일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상층 가정의 학생이 김나지움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노동자 가정의 자녀보다 세배나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온 겁니까?

바우메르트: 한 학생의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초등학교에서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그 순간을 한번 살펴봅시다. (독일의 초등학교는 4년 제로, 졸업과 동시에, 곧 열살 때에 어느 상급 학교로 갈지 가 결정된다. 이 결정에 따라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김나지움에 가게 될지, 아니면 상업 학교에 가게 될지 정해진다-필자 주) 상층 가정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김나지움에 갈 수 있는 성적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아이가 차차 잘 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김나지움에 보낼 것을 고집합니다.

필요하다면 과외를 해서라도?

바우메르트: 그렇지요.

교사들이 그에 반대하지는 않나요?

바우메르트: 한 학생이 김나지움을 가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사들의 결정 역시,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받은 주관적인 인상과 교사가 학생에게 가지는 기대치의 결과물입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김나지움에 보내려고 고집하면 교사도 그 학생이 김나지움에 다니면서 부모로부터 얼마만큼 지원을 받을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지요. 학생들이 가정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교사들은 다소 성적이 딸리더라도 상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김나지움에 진학하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볼 때 독일의 교육 체계는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다고 보는 게 옳겠군요.

바우메르트: 맞습니다. 김나지움으로 진학할 수 있는, 하층 계급 학생보다 네 배 높은 기회라는 건 곧장 높은 수입과 인생에서의 성공을 의미하지요.

초등학교 4년이 지난 뒤 상급 학교 진학을 결정하는 이런 제도는 결국 어디에 그 영향을 미치게 되나요?

바우메르트: 극심한 사회적 격차를 낳게 되죠. 성적과 출신 사회 계층이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고 학생들이 성적에 따라 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이미 어릴 때부터 교육 체제를 통해 사회적 계층 차이를 분명하게 하는 겁니다. 이런 경향은 미국의 교육 체제보다 우리의 교육 체제에서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혹 성적이 부진한 독일 거주 외국인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피사 연구에서 독일의 성적을 저하시키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요?

바우메르트: 외국인 학생들의 성적을 조사에서 제외시킨다고 하더라도 독일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이민 가정 학생들의 성적을 독일 거주 이민 가정 학생들의 성적과 비교해 보았을 때 독일의 이민 학생들은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독일어로 이야기하는 한 가정의 학생과 터키어로 이야기하는 다른 가정의 학생을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두 학생의 성적 차이는 무척 컸지요.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두 학생의 성적 차이가 그리 크질 않습니다.

어쨌든 여태까지는 독일의 교육 과정이 이민 가정 학생들이 처음에 잘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질 못한 게 사실입니다. 이민 가정 자녀들 중 70 퍼센트가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독일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독일 교육 과정을 똑같이 이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나쁜 성적을 보이고 있거든요.

다른 나라들은 도대체 어떤 면에서 잘 하고 있는 건가요?

바우메르트: 예를 들어 노르웨이나 스웨덴은 엄격한 입학 과정과 그에 따른 지원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 나라 언어를 충분히 구사하고 수업을 따라올 수 있어야 입학이 허용되지요.

다음 주에 계속될 대담 기사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의 교육 과정, 독일 전체 교육 과정에 걸리는 시간, 독일의 수업 형태에 대한 내용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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