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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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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홍보에 좀더 신경썼더라면
[현장 리포트]여기는 베를린영화제 ⑥ - 마지막
 
    강윤주(jedoch) 기자
 
한국영화들에 대한 현지언론 보도

한국 영화 상영에 관련하여 기자가 유감으로 생각했던 점은 <낙타>를 비롯하여 <고양이를 부탁해>, <나쁜 남자> 등이 모두 비교적, 아니 2월 11일부터 상영이 시작된 <낙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영화는 영화제 거의 막판인 15일부터 상영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7일부터 시작된 영화제는 이미 2월 13일을 전후해서 파장 분위기를 냈고 실제로 기자들이 우글거리던 '텔레커뮤니케이션 센터'나 포츠담 거리 전반도 훨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런 파장 분위기에 한국 영화가 상영되었으니 그 영화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는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았겠는가.

그래도 <고양이를 부탁해>와 <나쁜 남자>의 감독인 정재은과 김기덕은 베를린 영화제 공식 신문이었던 'Screen'에 큰 인터뷰 기사가 실렸고 특히 경쟁 부문에 출품된 <나쁜 남자>의 감독 김기덕은 매스컴으로부터 대단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고 들었다.

 
▲ 베를린 궁전극장 앞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있어서 모든 기자 회견이 생중계되었다. 마침 김기덕 감독 기자 회견이 중계되길래 찍었다. ⓒ 강윤주

기자 역시 주로 기자 시사를 위해 쓰였던 '베를린 궁전(Berlin Palast) 극장' 1층 정면에 떡하니 걸려 있는 배우 조재현과 서원, 그리고 김기덕의 사진을 보니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김기덕 인터뷰 기사를 비롯하여 <나쁜 남자>를 소개한 기사에는 대개 김기덕의 영화가 여태까지 한국에서 이해되지 못하다가 이번 영화를 통해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고 김기덕의 특이한 경력이 자세히 나열되어 있었다.

김기덕은 "내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내재한 고질적 문제들이며 이른바 메인스트림의 영화들이 내가 그리는 계급의 사람들을 그리려 들지 않기에 그 계급과 다른 계급의 문제가 깊어지는 것이다. 나는 내 영화가 그 두 계급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는 말로 자신의 영화에 대한 신념을 피력했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역시 자신의 영화가 그 동안 그려지지 않았던 한국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창녀 아니면 지고지순한 어머니로 못박혀져 왔던 한국 여성의 이미지가 자신의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비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신문은 <고양이를 부탁해>가 컬트라고 부를 만한 독특한 팬 조직을 모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는...  
 
 
 

강윤주 기자는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7년째 영화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 소자본 영화 생산자들을 규합하여 삶의 진실을 반영하는 대안적 영화 만드는 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 그는 공부가 끝나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 찍는 일에 나서볼까 고민 중이랍니다.

 
 

다른 기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기자에게는 한국 영화가 영화제 상영 기간 동안 효과적으로 홍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수많은 일반 관객에게 홍보하려면 그 비용을 부담하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기자들이 오가는 프레스 센터에는 눈이 번쩍 뜨일 만한 홍보물을 가져다 놓아서 일정 바쁜 기자들과 그외 영화 관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아야 할 터인데, 두껍고 화려한 책자부터 CD-Rom까지 가져다 놓은 다른 나라들의 홍보물에 비해 우리나라 영화의 홍보물은 잘 눈에 뜨이지 않았다.


기사 연재를 마치며...

 

▲ 일반 관객들이 영화 관람표를 사기 위해 늘어서 있는 포츠담 거리 아카덴(Arkaden) 1층 홀. 표 한장을 사기 위해서 어떤 때는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아이디 카드의 소중함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순간. ⓒ 강윤주

이제까지 베를린 영화제에 대한 이 긴 연재를 끝까지 쫓아와 읽어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깐느나 베니스 영화제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이 영화제 기사에 관심을 보여주셨다면, 아마도 이 영화제가 올해 대단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작년 부산 영화제와 올해 베를린 영화제를 보고 난 필자의 소감은 역시 52년의 역사를 지닌 베를린 영화제가 그 전통에 부끄럽지 않은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제 막 6회를 지나온 부산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를 같은 자리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옳지 않다. 그런 만큼 부산 영화제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아니 부산 영화제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많은 영화제 분들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배워야 할 점은 꽤 많다고 본다.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필자에게 언뜻 떠오른 것은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 상영작이 시작되기 전 5, 6분짜리 초단편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짧은 영화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것보다는 장편 영화 시작 전에 상영함으로써 그런 영화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다.

세계에서 열리는 영화제 1백개 이상을 돌아본 한 영화 평론가는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잘 조직된 영화제“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제 고작 대여섯개의 영화제밖에 돌아보지 않았지만 그 말이 옳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조직하는 일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독일인들이 조직한 영화제이니 오죽할까.

아마도 이 보고서를 쓰기 시작할 때 했어야 할 일을 마지막으로 한다. 기자가 찍은 베를린 영화제 곳곳의 사진들을 보여드린다. 짧은 사진 설명으로 부족하겠지만 베를린 영화제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조금이라도 맛보시길 기대한다.

아, 한 가지, 영화제 파티에 대한 보고가 빠졌다.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지만 첫 기사에 기자는 '이 소심한 기자'가 초대장도 없이 파티에 들어가는 일에 성공할지 모르겠다고 썼었다.


 

▲ 독립 영화 섹션인 "영 포럼"의 영화들이 상영되었던, 포츠담 거리에서는 어느 정도 떨어진 베를린 중앙역 근처의 델피 영화궁전(Delphi Filmpalast).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베를린에는 "궁전"이란 말이 붙은 극장들이 상당히 많다. ⓒ 강윤주

기자는 성공했다! 어렵게 얻어들은 파티에 대한 정보(공식적인 파티 일정은 오로지 초대장을 받은 이들만 알게 된다.)를 꽁꽁 쥐고서 파티로 쳐들어갔다. 그날 우연히 알게 된, 기자처럼 초대장을 못 받아 헤매고 있던 한 그리스 청년과 함께. 당당히 입구로 들어간 기자, 친절한 미소를 가득 띠고 "전 초대장은 없지만 꼭 한번 둘러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니 입구에 서 있던 무서운 인상의 영화제측 아줌마, 기자가 목에 건 아이디 카드를 한번 보고는(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기자의 아이디는 최상급 프레스 아이디가 아니다!) 영화제에 어떤 일로 왔느냐고 묻는다.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든 대단히 중요한 일로 온 것처럼 이야기해야 한다. 기자 옆에 서 있던 그리스 청년이 "전 영화 대본 쓰는 일을 하는데요"라고 먼저 말하는 바람에 기자는 기자의 상황을 소개할 기회를 놓쳤기에 "영화 관련 박사 논문을 쓰는데요"라는 말이 얼마만한 힘을 발휘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파티장 안 분위기에 대해 설명해야 할 줄 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비밀로 남겨 두겠다. 베를린 영화제에 대한 보고를 <오마이뉴스> 특별 취재 기획 기사로 내보내느라고 주머니 먼지까지 톨톨 털어낸 기자에게도 뭔가 혼자만의 추억으로 남겨둘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하니까. 이만 퇴장한다.

  2002/02/21 오후 5:02
ⓒ 200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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