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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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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성 강한 작품들에 '영예' 돌아가
[현장 리포트]여기는 베를린영화제 ④ - 영화 4편
 
    강윤주(jedoch) 기자
 
 
 
  강윤주 기자는...  
 
 
 

강윤주 기자는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7년째 영화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 소자본 영화 생산자들을 규합하여 삶의 진실을 반영하는 대안적 영화 만드는 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 그는 공부가 끝나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 찍는 일에 나서볼까 고민 중이랍니다.

 
 

베를린 영화제에 대한 보고를 시작하는 첫 기사에 '이번 베를린 영화제는 대단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적은 바 있다. 결국 이 '정치적 성격'은 영화제 심사위원회가 베를린 영화제의 최고상인 금곰상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에 수여함으로써 끝까지 관철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특이한 것은 금곰상의 수상작이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두 편으로서, 또 하나의 금곰상은 일본 작가 하야오 미야자키의 '스피리티드 어웨이'(Spirited away, 일본어 제목: Sen to Chihiro no Kamikakushi)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금곰상이 두 편의 영화에 동시에 수여된 것은 1990년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400편 가까이 상영된 영화들 중 기자는 독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정치적 영화들을 중심으로 해서 보았고 공교롭게도 기자가 본 그 정치적 영화들이 대부분 수상 목록에 들었다. 오늘 기사에서는 필자가 본 영화들 중 정치적 성격이 뚜렷한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내일은 정치적 색채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개성적이거나, 어떤 이유로 해서든 영화제 내내 인구에 회자되었던 영화 세 편, 그리고 독립 영화 섹션인 '영포럼'의 수상작들을 소개하고, 끝으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들에 대한 현지언론 보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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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밝히려 한 나치 장교 쿠르트 게어슈타인(Kurt Gerstein)과 그의 상관. 진실을 밝히고도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 게어슈타인과 달리 그의 상관은 전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미국으로 건너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 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1. Amen - 학살이 과연 전범 한 사람의 책임인가

누군가 필자에게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을 정하라고 했다면 기자는 서슴없이 'Bloody Sunday'가 아닌 이 영화에 트로피를 내밀었을 것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물론 이 '재미'는 매우 주관적인 것으로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겠지만)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기자로서는, 사실 묘사에는 충실했으나 '이야기'가 주는 재미라는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Bloody Sunday' 보다는, 시종일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았던 영화 'Amen'이 수상작으로 더 어울려 보였다.

독일 나치 행각에 대해 침묵한 교황 피우스 12세(Pius XII)와 그 주변 이야기를 그린 영화 'Amen'은 이미 그 영화 포스터 때문에도 신문 지상에 오르내렸다. 나치의 상징인 '하켄 크로이쯔'와 십자가를 연결시켜 그린 이 포스터는, 주인공인 나치 장교가 바티칸에 유대인 학살 사실을 알려 나치의 행각을 막으려고 한다는 내용으로 보나, 역사상 나치의 '하켄 크로이쯔(Hakenkreuz)'가 십자가와 여러 번 비교되어 이야기되었다는 점에서 보나 바티칸에서 새삼 난리를 피울 일은 아닐 듯싶은데도, 카톨릭 교회에서는 이 포스터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영화의 원작은 독일의 희곡 작가 롤프 혹후트(Rolf Hochhuth)의 <대리인>(Der Stellvertreter: 여기서의 '대리인'이란 '신의 대리인'을 뜻하는 것으로 교황을 지칭한 것이다.)인데 원작 역시 발표되었을 당시 수많은 카톨릭계 이태리 매체들로부터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의 화살을 받았었다.

나치 고위장교이자 화학자이며 독실한 기독교인인 게어슈타인은 아우슈비츠의 독가스실에서 유대인들이 가족째 몰살되는 광경을 실제로 목격한 뒤 충격에 빠져 이 사실을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한다. 바티칸에 이 일을 알려 교황이 세계에 이 사실을 공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거라고 믿은 그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교황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교황 주변의 주교나 신부들에게 정보를 주려 애쓰지만 누구도 그 일을 액면 그대로 믿고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 정의로운 신부 리카르도 역으로 나오는 마띠유 카소비취(Mathieu Kassovitz). 자칫 신파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그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유일한 동조자는 신부 리카르도. 그러나 그의 힘으로서도 결국 성사되는 일은 없고 이에 절망한 리카르도는 유대인을 자처하며 수용소에서 죽어감으로써 신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나치의 행각을 알고도 침묵했던 이들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독일 민족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강대국, 신의 대리인이라 할 수 있는 바티칸의 교황까지도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집단 학살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침묵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암묵적으로 용인했다.

역사상 일어났던 많은 끔찍한 학살, 전쟁 등은 결코 한 전범이, 한 나라가 칼을 휘두름으로써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더 소름끼치는 것은, 나치 행각에 주변 강대국뿐 아니라 교황까지 침묵했던 이런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랍권에서,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학살을 정치인들과 보도 매체는 외면하고 침묵한다. 세계의 근, 현대사에는 매해 'Amen'과 유사한 영화가 만들어진다 해도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소재가 산재해 있다.

 

▲ 한가롭게, 혹은 뻔뻔스럽게도 크리스의 집 욕실에서 목욕을 하던 크리스와 엘렌은 예상 외로 일찍 퇴근한 크리스의 아내 카트린이 욕실문을 열자 멍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본다. 문을 연 카트린이 처음에 한 말? "아, 실례했어요." 너무 황당한 나머지 잠시 상황 판단이 안된 것이다. ⓒ 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2. Grill Point (독일어 원제: Halbe Treppe) - 권태 극복을 위한 두 남녀의 외도

국내에는 'Halbe Treppe' 라는 독일어 원제로 알려진 이 영화는 중년의 두 부부가 겪는 일상의 권태와, 그 권태 극복을 위해 시도된 두 남녀의 외도가 네 사람 모두에게 미친 영향 등을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해 다큐멘터리식으로 쫓아가며 찍고 있다. 중간 계단이라는 뜻의 'Halbe Treppe'는 등장 인물 중 한 남자가 가진, 우리나라로 치자면 포장마차쯤 되는 간이 음식점의 이름이기도 한다.

기자의 생각으로는,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통독 이후의 구 동독 지역 사람들이 갖는 소외감과 권태감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다. 유럽의 관문이라는 구 서독 지역 마인강가의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가 아니라 구 동독 지역 오더강가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암 오더(Frankfurt am Oder)에서의 삶은, 사회주의 시절의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이 숨막히게 이 도시를 압도하는 것처럼, 갑갑하고 미래가 없어 보인다.

그런 미래없는 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이 주인공 중 한 사람인 크리스의 일인, 그날그날의 별자리 운세를 말해주는 라디오 디제이 일을 존재케 한다.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크리스의 별자리 운세를 귀담아 듣고 믿으며 일하다, 때로 중요한 일에 그의 예언이 맞으면 꽃다발을 보내기도 할 정도로 불확실한 삶에 대한 나침반을 필요로 한다.

크리스의 아내인 카트린은 비행사가 되려던 꿈을 접고 지금은 트럭 터미널에서 일하며 "언젠가는 비인 같은 도시에서 살아도 좋겠지"하며 한숨 쉬고, 카트린의 친구인 엘렌은 향수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목욕탕에다 돼지고기 무더기를 쌓아 놓을 정도로 무신경한 남편 우베와의 삶을 때로는 참을 수 없어한다.

그러던 와중에 시작된 디제이 크리스와 엘렌의 정사. 정사는 아름답지도 못하고 비극적이지도 못하며 정사 뒤의 상황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끔찍할 정도로 너덜너덜하다.

갑자기 한 독자의 질문이 들리는 것 같다. 정치적 영화를 소개한다고 해 놓고, 왜 이런 일상의 드라마를 소개하느냐고! 그렇다면 기자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정치적'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고. 기자에게는 감독이 서독 지역이 아닌 동독 지역을 배경 장소로 택한 것이나,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며 사는 서민적 주인공들이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 그 주변부 도시에서도 또 주변부에 살며 자신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너무나 정치적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주변의 독일 관객들은 종종 박장대소했다. 우베의 우직하고 거친 대사의 페이소스 때문에 유발되었으리라고 보이는 그 웃음의 뒷맛에는 그러나, 자기 삶의 반영에서 오는, 그 대사들이 기가 찰 정도로 잘 들어맞다는 느낌에서 오는 씁쓸함 같은 것이 있었다. 이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의 은곰상을 꿰어찬 것에 기자는 한치의 이의도 없다.

 

▲ 안드레아스 바아더와 그의 여자친구 구드룬 엔슬린. 바아더 역을 맡은 프랑크 기어링(Frank Giering)은 감독과 마찬가지로 "결코 원래의 바아더를 똑같이 재현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3. Baader - 독일 적군파 리더의 일대기

독일의 적군파(RAF) 리더였던 안드레아스 바아더(Andreas Baader)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Baader'는 67년부터 72년까지의 그의 삶을 그린 것이다. 한 진보적 영웅의 감동적인 행적을 기대했던 필자는 영화 초반부터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잘 들어보지 못했던 그의 적군파 활동 이전의 범죄 행각(자동차를 훔쳤다든가 하는 일 등의)이나 어떤 상황에서든 보스로 군림하려는 독단적 성격, 특히 기자를 가장 황당하게 만들었던 것은 마지막 장면에 '내일을 향해 쏴라'의 주인공들처럼 수십명의 경찰들에게 총질을 해대다가 죽어가는, 그렇다고 폴 뉴먼이나 로버트 레드포드의 비장함을 연출하는 것도 아닌 그의 최후의 모습이었다.

이 영화의 감독 크리스토퍼 로트(Christopher Roth)는 "나는 결코 바아더의 실상을 그려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바아더의 실제 모습과 내 상상력을 합쳐서 만들어낸 것이 내 영화다"라고 말했는데, 그의 이러한 특이한 발상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이유로 알프레드 바우어 상을 받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이 과연 모두 진실일까?"하는 질문이 이 영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밝힌 로트에게는 그러나, 진보 진영을 비판하려는 의도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만약 우리나라의 한 감독이 전태일을 그리면서 기록에도 없는 전태일의 범죄 행각이나 동성애 모습 따위를 집어넣어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얻게 되었을까? "베를린 영화제는 영화들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라고 말한 심사 위원장 미라 나이르의 발언이 새삼 떠오르기도 하는데, 필자는 영화 'Baader'보다도 그런 영화에 상을 줄 수 있는 영화제측의 태도가 오히려 더 흥미롭다.

 

▲ 손수건으로 입막음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이고 문가에서 손짓을 하며 외치고 있는 사람이 주일 한국 대사관 일등 서기관역을 맡은 김갑수이다. ⓒ 베를린영화제 공식홈페이지


4. KT - 기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기대를 잔뜩 한 탓인지 일본 감독 준지 사카모토(Junji Sakamoto)의 영화 'KT'는 큰 실망을 안겨줬다. 그 실망감은 기자 개인의 느낌만은 아닌 듯, 현지 언론에서도 그리 크게 다루지 않았고 결국 수상 목록에도 오르지 못했다.

'KT'에서 그려지는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가 그를 'DJ'라 부르고 일본인들이(영화에서 설명되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를 'KT'라고 부르는 만큼이나 거리가 있다. 그의 체구는 왜소하며, 자상할지는 모르나 카리스마가 없고 납치된 후에 풀려난 동교동 집 근처에서 볼 일을 보는 그의 뒷모습은 (의도한 것이 분명하지만 왜 꼭 그렇게 감상적으로 끌고갔어야 하는지가 도무지 이해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기까지 하다.

하긴 그 모습이 일본인들에게 비추어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라면 할 말 없지만. (쓰다 보니 필자가 김대중 대통령 팬이라도 되는 것으로 오해될까 하여 한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그에 대해 적대감도 없지만 특별하게 지지하고픈 마음도 없다. 하지만 그에게 나름대로의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니던가?)

기자가 실망한 것은, 비단 영화 속 인물이 실제 인물과 유사하지 않다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적 사실감도, 극영화적 긴장감도 전달하지 못하는 엉거주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한마디로 기자는, 138분이나 되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자리를 떠난 십여명의 사람들의 심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덧붙일 말은, 이 영화의 제목이 'KT'라고 해서 주인공이 전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는 것이다. 기자가 보기에 이 영화에 보여지는 요소들은 일본과 한국 비밀 경찰들의 음모적 활동과 그에 따른 인간적 고뇌,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겪는 일상의 고단함으로, 이것들이 김대중 대통령 납치 사건과 거의 동등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요소들이 조화롭게 혹은 빈틈없이 짜인 것이 아니라 엉성하고 일차원적으로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2002/02/19 오후 1:23
ⓒ 200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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