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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이곳에 있는 글들은 KBS Worldnet 에 있는 제 영화 칼럼 "New German Cinema" 에 실린 글들입니다.
자료를 다른 곳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안녕들 하셨어요? 오랜만이죠? 제 칼럼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저는 공부하느라 점점 시간 내기가 힘들어지니... 이걸 우짤꼬... 자, 이런 엄살 떨기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 제가 소개드릴 영화는, 독일 영화가 아니라 미국 영화예요. 어어, 내가 여기 잘못 들어왔나? 난 독일 영화 칼럼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하고 다시 나가시려는 분들 소맷자락 황급히 잡기 위해 다시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한 미국 영화에 대한 독일의 반응을 소개하려고 하는 거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 "진주만(Pearl Harbor)"에 대한 독일의 저명한 주간 신문 "Die Zeit"의 기사예요. "Die Zeit" 는 특히 문화면 기사로는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신문이죠.

궁금하시죠, 왜 제가 갑자기 미국 영화에 대한 독일의 반응을 소개하려고 하는지? 제 칼럼 저 아랫쪽 게시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독일에도 미국 문화의 지배력은 상당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깨인" 매체들에서는 미국 문화의 본질을 꿰뚫는 기사들을 볼 수 있어요. 다른 나라에서는 미국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하는 게 여러분께 상당히 흥미있게 다가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로 하여금 오늘 이 기사를 소개하게 만들었죠.

서론은 이제 그만하고... "진주만"에 대한 "Die Zeit" 지 영화 비평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세시간짜리 쓰레기다."예요. 대단히 혹독하죠? 그냥 보통 쓰레기도 아니고 "산업 폐기물"이랍니다. 왜냐하면 보통 쓰레기는 썩어 없어지지만, 이런 식의 영화는 마치 핵 폐기물처럼 썩어 없어지지도 않아 특별한 폐기물 처리 방식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왜 "산업 폐기물"씩이나 되냐구요? 이 글을 쓴 사람의 의견에 따르면, 이런 영화는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너무나 이 영화에 실망해서, 이 영화뿐 아니라 영화관에 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끔 만들 수도 있다는 거예요. 다른 영화 제목을 따서 말하자면 한 마디로,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거죠.

이 영화가 이렇게 형편없는 이유로는 세가지를 들었죠. 첫째, 미국의 입장을 수호하려는 애국심에 안달이 나서 완벽한 미국의 프로파간다 필름이 되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리고 왜 미국이 세계 최강의 나라가 되었는가를 밝히느라고 정신이 없다는 거죠.

둘째, 이 영화는 엄숙함과 음탕함이 엉망진창으로 섞여 버려서 그나마 건져볼 수도 있었을, 아니 꼭 건졌어야만 할 러브 스토리조차 아무 감동도 못 준다는 겁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마이클 베이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또한 사나이들끼리는 반드시 서로 때려패거나 위대한 맹세들을 주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세계가 비밀스러운 암시로 가득차 있다는 것은 도무지 생각조차 할 수 없나 보다. 아마도 그렇기에 그는 자기의 영화들에서 늘 세계의 절반을 폭격해서 없애버리나 보다."

셋째, 영화의 스토리가 최소한 가지고 있어야 할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개연성조차 이 영화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 이를테면 래프(벤 에플렉)가 독일에서 싸우다가 공중 추락하는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흠, 저 놈은 살았다가 나중에 다시 나타나겠군' 하는 생각을 아주 분명하게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보여준다든가, 그가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죽게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시간에서는 긴장감이 전혀 없어 관객들이 하품밖에 더 나올 게 없도록 만든다든가, 하는 것들을 지적해 놓았군요. 그것말고도 몽따쥬 기법이라든가 카메라 움직임의 형편없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네요.

자,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이 사람의 영화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기억으로 지난번 "타이타닉"이 나왔을 때만 해도 영화평이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어요. 들리는 이야기로는, "진주만" 제작팀 쪽에서 독일과 일본의 심사를 건드릴 만한 대사들을 고친 "독일판"과 "일본판" 영화를 따로 제작했다던데, 혹 이 글을 쓴 사람은 "미국판"을 봤던 탓에 기분이 상해서 이렇게 혹평한 걸까요? ^^

한국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평가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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