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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교수의 홈페이지

이곳에 있는 글들은 KBS Worldnet 에 있는 제 영화 칼럼 "New German Cinema" 에 실린 글들입니다.
자료를 다른 곳에 사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한 명문가의 아들이 스위스 한 산속에 있는 요양원에 옵니다. 그 요양원에 환자로 누워있는 자기 사촌을 방문하러 온 거죠. 이제 막 청춘을 구가하는 스물넷이라는 좋은 나이에 막 엔지니어 시험에도 통과해 세상에 자신만만한 그는, 그리고 너무나 멀쩡하게 건강했던 그는, 마치 홀린 듯 그 요양원을 떠나지 못하다가 결국 스스로도 폐병에 걸리게 되지요. 마침내는 그 요양원의 한 여자 환자와 사랑에 빠지기까지 해서 집으로 돌아갈 날을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결국 7년이나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어떠세요, 왠지 우리나라의 "전설의 고향"이나, 무릉도원에 왔다가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한 생을 보냈다는 사람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으세요? 맞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 역시 그런 류의 이야기들처럼 신비한 기운을 품고 있는 "마의 산"이예요. 마술의 신비에 가득 싸인 이 산에 들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이 영화에서 볼 수 있죠. 그가 사랑에 빠졌던 여인은 잠시 뒤 그를 떠나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데, 그녀가 없는 동안 그는 요양원의 한 공산주의자와 자유로운 휴머니스트, 이 두 사람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되죠. 주인공은 결국 1차 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요양원을 떠나게 됩니다. (오른쪽 사진은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프 아이히호른(Christoph Eichhorn)입니다. [괴테 인스티튜트 사진])

"마의 산"은 영화로서보다 독일의 유명한 작가 토마스 만의 작품 제목으로 들어보신 분이 더 많을 듯하네요. 독일 영화사의 뚜렷한 한 줄기를 이루는, 이름난 소설들을 영화화하는 전통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이 영화는 81년 한스 가이센되르퍼( Hans W. Geissendoerfer)가 감독한 작품인데요, 이 가이센되르퍼라는 감독은 영화로보다는 다른 것으로 독일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입니다. 다른 게 아니구요, TV 드라마 감독으로 이름을 떨친 사람인데요, 에이 그래? 그럼 별루네... 하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서둘러 설명을 붙이자면, 이 사람이 연출하는 TV 드라마는, 이를테면 "마의 산"보다, 혹은 좀 과장하자면 파스빈더나 빔 벤더스의 영화보다 독일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목을 들어보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요즘도 절찬리에 방영되고 있는! "린덴 슈트라세"가 바로 그 TV 드라마지요. 솔직히 제가 보아서는 대단한 미남미녀가 나오는 것 같지도 않고 그리 충격적인 이야기 줄거리도 아닌 것 같은 이 TV 드라마가 왜 그리 인기를 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감독 가이센되르퍼는 "마의 산"의 감독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옆에 항상 "린덴 슈트라세" 연출자, 운운하는 설명이 붙는 사람입니다. (왼쪽 사진의 인물이 바로 가이센되르퍼이지요.)

이런, 옆길로 샜군요. 그런데 가이센되르퍼가 이 영화를 만들었던 당시, 이 영화 제작 비용은 그때까지 만들어진 독일 영화 중에 가장 많은 20만 마르크로, 엑스트라만 무려 4500명이 동원됐대요. 그밖에도 영화에 나오는 셋트나 소도구 역시 볼 만합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독일식 블럭 버스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진지하고 철학적인 영화의 내용은 아마도 이 영화를 쉽게 생각하고 보시기 시작한 분에게 두통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걸요? ^^ 줄거리에서 벌써 짐작하실 수 있듯이, 사랑, 이데올로기, 전쟁... 대하 소설에 나올 법한 소재들은 다 나와 있잖아요? 영화가 아무리 골치 아프다고 해도 소설 "마의 산"을 읽으시는 것보다는 그래도 나을 거예요. 토마스 만의 원작 소설은 정말 만만치 않으니까요.

얼마 전에 EBS 에서 한번 방영했다니까 비디오로도 출시되어 있겠죠. 독일 영화의 철학적 맛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를 권합니다.

200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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